개요 : 드라마
개봉일 : 2025-03
감독 : 그레그 퀘다르
출연 : 콜맨 도밍고, 클라렌스 맥클린
등급 : 15세 이상 관람가
그렉 크웨다가 감독한 [씽씽]이라는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.
사전 정보는 거의 없었어요. 아는 것이라면 악명높은 씽씽 교도소가 배경이라는 것.
요새 제 눈에 계속 밟히는 배우 콜먼 도밍고가 주연이고 이 영화로 이번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가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.
그리고 영화는 후반에 딱 이 정도 정보만 가진 관객들에게 놀라운 즐거움을 줍니다.
영화의 주인공은 디바인 G라는 씽씽 교도소의 수감자입니다.
척 봐도 교도소 바깥의 어느 누구보다도 바쁘고 생산적인 삶을 살고 있어요.
일단 책을 몇 권 낸 소설가이고 극작가입니다.
배우이기도 해서 영화가 시작되면 교도소 무대에서 [한 여름 밤의 꿈] 무대를 하고 있습니다.
[한 여름 밤의 꿈] 공연은 RTA라는 교도소 프로그램의 일부입니다.
RTA는 Rehabilitation Through the Arts의 약자예요.
씽씽에서 처음 시작된 프로그램으로 성과가 아주 좋다고 합니다.
미국 교도소의 재범률은 60퍼센트인데,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의 재범률은 3퍼센트밖에 안 된다고요.
영화의 드라마는 디바인 아이라는 멤버가 새로 극단에 들어오면서 시작됩니다.
디바인 G가 끌어들인 이 남자는 처음엔 연극에 별 관심이 없는 거 같아요.
하지만 심각한 연극 대신 코미디를 하자는 제안을 하고, 그 제안이 통과되자 그 연극에서 디바인 G가 노리던 햄릿 역을 차지합니다.
왜 뜬금없이 햄릿이냐면, 이 영화는 카우보이에서 이집트 왕자까지 온갖 사람들이 다 등장하는 시간여행 이야기이기 때문이죠.
두 남자의 관계가 그려지면서 디바인 G라는 남자의 캐릭터가 조금씩 드러납니다.
이 사람에겐 관객들이 걱정하게 되는 불안함이 있어요.
맹렬한 창작 활동과 연극 활동도 그 불안함을 감추기 위한 행동일 수 있는 거고.
그게 상대적으로 단순한 인물인 디바인 아이와 엮이면서 더 잘 드러나는 거죠.
그 불안함의 끝은 과연 이 남자가 자신을 교도소에 집어넣은 2급 살인의 누명을 벗을 수 있느냐와 연결되어 있습니다.
이 정도면 사전정보가 없는 관객들은 걱정이 됩니다.
이런 캐릭터는 정말 나쁜 방향으로 가다가 몰락할 가능성이 있으니까요.
많은 고전 영화나 소설이 그런 이야기를 그렸고요.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.
그건 이 작품의 공익영화적 속성과 연결되어 있어요. RTA 프로그램의 장점과 성과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거든요.
씽씽 교도소 배경의 영화에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거의 안 보여주는 영화입니다.
등장인물들은 예절바르고 품위있고 비폭력적입니다. 대화의 소재는 대부분 예술이고요.
예술이 사람들을 이렇게 만들었는지, 아니면 이런 프로그램엔 그런 사람들만 모이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.
둘 다일 수도 있겠죠. 하지만 갱스터 출신인 디바인 아이는 전자 쪽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입니다.
저 같은 관객들은 슬슬 이 이야기가 어느 정도까지 실화에 바탕을 둔 것인지 궁금하기 시작합니다.
콜먼 도밍고가 연기하는 디바인 G라는 캐릭터의 설정이 은근히 구체적이니까요. 실존 인물입니다.
이 영화 각본의 원안을 냈고, 카메오로 출연도 합니다. 디바인 G의 책에 사인을 해달라고 부탁하는 수감자가 그 사람이에요.
그리고 놀랍게도 이 영화에 나오는 대부분의 배우들은 실제 RTA 출신이며 자기 자신을 연기합니다.
디바인 G만큼이나 비중이 큰 디바인 아이도 그 중 한 명이에요.
다시 말해 이 영화는 RTA의 야심 큰 프로젝트나 마찬가지였던 거죠.
실화 소재의 힘과 공익영화적 한계를 모두 갖고 있는 영화입니다.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야기꾼은 소재를 선택해야 하고,
[씽씽]은 충분히 할 가치 있는 실화 기반의 이야기를 오직 이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설득력 있고 감동적인 방식으로 들려주고 있습니다.
출처 - 듀나의 영화낙서판